수사·기소 분리를 핵심으로 한 새로운 형사사법체계 가동이 나흘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새 체계를 이끌 주요 기관의 수장 공백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지휘부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채 새 제도가 출범하는 만큼 제도 전환 초기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다음 달 2일부터 개정 형사소송법 시행에 따라 검찰청이 폐지되고 중수청과 공소청이 출범한다. 핵심은 수사와 기소 기능이 분리다. 검사의 직접수사권과 보완수사권도 사라진다. 법무부 산하 공소청은 영장청구·기소·공소유지 등을 맡고,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은 부패·경제·방위사업·마약·국가보호·사이버·법왜곡 등 7대 중대범죄를 수사한다.
제도적 틀은 갖춰졌지만 이를 이끌 주요 기관의 수장 인선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먼저 중수청은 김지용 초대 청장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가 지연되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8일 김 후보자 인선을 발표했지만, 과거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에 반대하는 검사장 성명에 참여한 이력 등을 놓고 여권 일각에서 반발이 나왔다. 이에 이재명 대통령이 추가 검증을 지시하면서 인사청문 요청안은 지명 20일째인 현재까지 국회에 제출되지 않았다.
청와대는 이번 주 중 인사청문 요청안을 국회에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남은 일정을 고려하면 개청 전 임명은 사실상 어려운 상황이다. 국회는 청문회 개최 5일 전까지 증인·감정인·참고인에게 출석요구서를 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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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보자에 대한 서면질의서도 같은 기한까지 송부해야 한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관계자는 “중수청 출범이 나흘밖에 남지 않은 만큼 사실상 수장 없이 출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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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출범하는 공소청도 수장 공백이 불가피하다. 대한변호사협회가 초대 공소청장 후보 추천을 받고 있지만 접수 기한은 개청 이후인 다음 달 6일까지다. 후보추천위원회도 아직 꾸려지지 않았다.
게다가 공소청장 제청권을 가진 법무부 장관 자리까지 비어 있어 인선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법무부 장관 자리는 정성호 전 장관이 지난달 26일 퇴임한 이후 한 달 넘게 공석이다. 후임으로 내정됐던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각종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난 19일 사퇴했다. 아직 후임 후보자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다. 이에 따라 공소청은 당분간 이정현 대검찰청 차장의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될 전망이다.
수사 단계에서 공소청·중수청과 새롭게 합을 맞춰야 하는 경찰청도 사정은 비슷하다. 지난 2024년 12월 비상계엄 사태 이후 조지호 당시 경찰청장의 직무가 정지되면서 현재까지 직무대행 체제로 운영 중이다. 이호영·유재성 전 차장에 이어 현재는 김종철 차장이 세 번째로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문제는 주요 기관이 정식 수장 없이 새 체계를 맞는 가운데 기관 간 역할을 정립하는 작업도 아직 진행 중이라는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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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와 기소 주체가 나뉘면서 사건 이첩과 보완수사, 수사 관할 등을 둘러싼 기관 간 협업의 중요성이 커졌지만 세부 절차는 출범을 코앞에 두고도 조율 중이다.
대표적인 것이 보완수사 절차다. 검사의 직접 보완수사권이 폐지되면서 공소청이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경찰이나 중수청 등 수사기관에 보완수사를 요구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사건 송치와 검토, 보완수사 요구가 반복되면 사건 처리 기간이 길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수사 단계에서는 기관 간 관할이 겹치는 문제도 풀어야 한다. 중수청이 담당하는 중대범죄에 고위공직자가 연루되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수사 대상이 중첩될 수 있다. 중수청법은 다른 수사기관이 중수청의 사건 이첩 요청을 받으면 정당한 사유가 없는 한 응하도록 했지만, 이첩 여부를 놓고 기관 간 판단이 엇갈릴 가능성도 있다.
경찰은 현재 중수청·공수처·특별사법경찰 등 관계기관과 사건 통보·이첩 및 보완수사 절차 등을 협의하고 있다. 홍석기 국가수사본부장은 이날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중수청과는 중대범죄를 어떻게 통보하고 주고받을지, 공소청과는 현재 보유한 사건을 어떻게 정리해 넘길지 등을 계속 협의해왔다”며 “새 체계를 시작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수청, 특별사법경찰, 공수처와 수사 범위가 중복되는 부분에서는 관계기관과 협조하고 공소청과도 협력하겠다”며 “보완수사 요구가 기존 보완수사를 대신할 만큼 제대로 작동해야 한다. 새 형사사법체계가 자리 잡도록 최대 노력을 기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주요 기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