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최근 소아응급센터를 압수수색한 사실이 알려지자 의료계가 "환자 안전을 위협하는 과잉 수사", "취약한 소아 응급의료를 한층 위축시키는 행위"라고 반발하고 있다. 반면 경찰은 환자가 없는 시간을 기다려 법원 영장을 집행했다고 해명했다. 보건복지부는 긴급 대책회의를 여는 등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1일 발표한 성명에서 “한창 진료가 이어지고 있던 소아응급센터 현장에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한 사태에 심각한 우려와 참담함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약 두 달 전 경기 남부의 한 병원 소아응급센터에서 청색증으로 치료받던 아이가 숨졌다. 지난달 30일 경찰은 해당 센터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집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아이는 생후 5개월로, 유족이 의료과실을 주장해 수사가 진행 중이다.
성명에서 학회는 “소아응급센터는 수 초의 지체로도 아이의 생사가 엇갈리는 특수 진료 구역”이라며 “갑작스러운 수사 인력의 방문과 현장 집행 과정은 필연적으로 현장 의료진의 주의를 분산시키고 진료 흐름을 저해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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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다른 중증 응급 환아들의 치료 지연과 안전사고로 직결될 수 있는 매우 위험한 방식”이라고 비판했다.
학회는 경찰이 전자의무기록(EMR)으로 충분히 증거를 확보할 수 있었다는 주장했다. “의료기관의 전자의무기록은 작성·수정·조회 이력이 초 단위의 로그로 영구 기록돼 사후 위·변조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 “수사에 필요한 자료는 통상적인 절차와 임의제출을 통해 객관적이고 충분하게 확보할 수 있다”는 게 근거다.
학회는 “투명하고 객관적인 사실 규명에 언제든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면서도 “환아들의 생명을 다루는 현장의 진료권을 훼손하고 진료를 위축시키는 수사 방식은 재고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경찰은 진료 중 압수수색했다는 주장을 부인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관계자는 “소아응급센터를 밀고 들어가 수색한 것이 아니다. 주간에 환자가 아무도 없을 때까지 기다렸다”고 밝혔다. 그는 “유족이 의료과실을 주장하며 고소했고, 수사상 필요성을 인정받아 법원에서 영장을 발부받았다”며 “과실이 있는지는 수사를 진행해 확인해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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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해당 병원 관계자는 “응급실은 24시간 돌아가는 데다 지역 유일의 소아응급실이라 환자가 넘쳐나는데, 환자가 없을 때란 있을 수가 없다”며 반박했다. 그는 “압수수색이 아니어도 충분히 증거나 진술을 확보할 수 있는데 경찰이 무리하게 수사해 의료진의 충격이 심하다”고 전했다.
의료계에선 이번 경찰의 압수수색이 가뜩이나 취약한 소아응급의료를 한층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해당 병원의 한 의료진은 “소아응급의료 붕괴의 불씨가 될 것 같아 걱정이다. 신규 전공의와 전임의 모집 기간을 앞두고 발생한 일이라 진로를 고민하는 젊은 의사에게 악영향을 끼칠 것 같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청한 한 응급의학과 교수는 “진료 중인 응급실을 압수수색하는 건 초유의 일”이라며 “이대목동병원 사건이 소아과 명맥을 끊었듯, 이번 사건이 고사 직전인 소아응급 전문의 대를 끊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와 관련, 보건복지부는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복지부 관계자는 “아이가 사망했다고 해서 의료진이 범죄를 저지른 것은 아니지 않느냐”며 “진료 중 들이닥쳐 압수수색했다는 。에서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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