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오후 전남광주 여수시의 한 아파트에서 박수진·정영국 부부가 본지 인터뷰를 하면서 네 딸과 함께 활짝 웃고 있다. 왼쪽부터 이현, 아빠 정씨, 이레, 첫째 아라, 엄마 박씨, 아현. 이 가족은 다섯째 아이도 계획 중이다. /신현종 기자
지난달 10일 전남광주 여수시의 한 아파트. 현관문 안쪽에는 박수진·정영국(32) 부부의 즉석 가족사진들이 빼곡히 붙어 있었다. 부부 둘만 찍은 사진부터 큰딸인 아라(6)와 셋이 찍은 사진, 올봄 태어난 세 쌍둥이 아현·이현·이레를 안고 찍은 사진까지 이 가족의 ‘역사’가 기록돼 있었다.
부부는 2015년 지구 반대편 중남미에서 처음 만났다. 도미니카공화국과 브라질에서 봉사 활동을 함께하던 부부는 죽이 잘 맞는 친구 사이였다. 처음부터 특별한 감정이 있었던 건 아니었다. 한국에 돌아온 뒤에는 다른 친구들과 함께 만나고 주말이면 같이 교회에 갔다. 그렇게 둘도 없는 친구가 된 두 사람이 ‘평생 단짝’이 된 건 2019년이었다. 워낙 아이를 좋아하던 둘은 자녀를 세 명 이상 낳고 싶어 결혼을 서둘렀다고 한다.
부부는 자연 임신으로 2020년 아라를 낳았지만, 이후 임신은 쉽지 않았다. 인공수정을 두 차례 시도했지만 실패했고, 시험관 시술을 하면서 세 쌍둥이를 임신했다. 아내 박씨는 “바라던 임신에 성공해 기쁘기도 했지만, 세 쌍둥이가 무거워 막달에는 빨리 나왔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 안 들었다”며 웃었다. 세 아이는 임신 33주차에 태어났다. 몸무게는 각각 1.9·2.0·2.1㎏. 다행히 세 아이 모두 인큐베이터에 들어가지 않고 바로 집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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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육아가 시작되자 현실은 만만치 않았다. 신생아 세 명에게 각각 세 시간마다 젖을 먹여야 했다. 한 명을 재우면 다른 두 명이 깨고, 겨우 두 명을 재우면 또 다른 한 명이 울었다. 그러다 첫째 아라까지 깨면 쉴 틈이 없었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면역력이 떨어졌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한다.
그래도 부부는 “큰딸 아라가 한 사람 몫을 톡톡히 한다”고 했다. 동생들과 놀 때가 가장 행복하다는 아라는 유치원과 피아노학원을 다녀온 후 동생들과 한참을 놀아준다. 책을 읽어주고, 동생들이 울면 안고 달래주기도 한다. 분유를 타는 기계에 분유와 물을 넣는 것도 아라의 몫이다. 아라는 “나를 보며 팔다리를 파닥거릴 때는 정말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했다.
엄마와 아빠에게 아라는 여전히 ‘넘버원’이다. 박씨와 정씨는 동생들이 태어난 뒤에도 아라에게 “‘너는 우리에게 최고’라고 말해준다”고 했다. 여섯 살 터울인 아라는 동생들이 집에 돌아왔을 때부터 부모를 돕는 역할을 자연스럽게 맡았고, 부모는 큰딸의 역할을 당연하게 여기기보다 더 자주 안아주고 사랑을 표현한다는 것이다.
부부는 아이들의 성장 과정을 기록하는 일에도 열심이다. 아라가 태어났을 때부터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남기고 있다. 세 쌍둥이 출산 이후로 박씨가 육아와 새벽 수유로 여유가 없어지자, 정씨가 유튜브 영상을 편집한다. 박씨는 “경기 남양주에 계신 부모님도 영상을 보며 아이들이 하루하루 커가는 모습을 함께 지켜본다”고 했다.
지난 6월 정씨가 아라를 등에 업고 아기 띠로 아현이를 가슴에 안은 채, 이현이와 이레를 양팔에 안고 스텝을 밟는 모습을 담은 영상은 조회 수 31만회를 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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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상에는 “행복이 4배” “존경스럽고 축복한다” “진정한 부자” 등의 댓글이 달렸다. 네 자매의 인기는 유튜브 채널뿐 아니라 외출할 때도 뜨겁다. 아빠 정씨는 “네 딸이 모두 탈 수 있는 유모차를 끌고 산책하는 주말이 가장 행복하다”며 “아라와 세 쌍둥이를 보면 박수를 치며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애국자’라고 외치는 사람도 있다”고 했다. 엄마 박씨는 “아이들을 데리고 놀이터에 가면 동네 어머니들이 ‘아이를 봐도 되느냐’며 두 팔을 벌린다”며 “아이들이 낯을 가리지 않아 다른 사람 품에 안겨서도 방긋방긋 웃는다”고 했다.
네 아이를 키우는 게 힘에 부치기도 하지만, 부부는 다섯째 아이를 갖는 것도 현재 계획 중이라고 했다. 엄마 박씨는 “꼭 모든 상황과 조건을 완벽하게 준비한 뒤에야 아이를 낳을 수 있다는 건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며 “돈을 벌고 집을 사고 완벽한 환경을 만든 다음 아이를 가지겠다고 생각하면 평생 아이를 낳지 못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남편 정씨도 “아이를 낳을 생각이 있다면 너무 늦추지 말라”고 조언했다.
부부는 아이들이 조금 더 크면 두 사람이 처음 만나 봉사 활동을 했던 남미로 온 가족이 함께 여행을 가는 게 꿈이라고 했다. 아라는 벌써부터 “동생들과 비행기를 타고 멀리 여행하고 싶다”며 기대하고 있다고 한다. 정씨는 “아이들과 함께 새로운 곳을 보고 많은 것을 경험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인구전략위원회와 조선일보가 공동 기획합니다. 위원회 유튜브에서 관련 내용을 볼 수 있습니다. 아이들이 선물한 행복을 공유하고 싶은 분들은 위원회()로 사연을 보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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