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정부가 최근 2030년까지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 in class)’의 25%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다. 글로벌 바이오 패권을 중국 쪽으로 확실히 옮겨놓겠다는 취지다. /조선일보 DB
중국 정부가 2030년까지 ‘계열 내 최초 신약(first in class)’의 25% 이상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최근 발표했다. 단순히 신약을 많이 만드는 데서 나아가, 새로운 혁신 신약을 가장 먼저 내놓는 나라가 되겠다는 것이다.
지난달 중국 공업정보화부 등 10개 부처는 ‘제15차 5개년 제약산업 발전 계획’을 발표하고, 2026~2030년 5년 동안 전 세계에서 나오는 ‘계열 내 최초 신약’의 25%가 중국에서 나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중국 정부는 또한 글로벌 연매출 10억달러(약 1조4000억원)가 넘는 의약품을 5개 이상 확보한다는 목표도 내놨다.
중국은 과거의 ‘값싼 복제약을 만들던 국가’라는 이미지는 벗은 지 오래다. 최근엔 항체·약물접합체(ADC)를 비롯한 각종 차세대 신약 분야에도 거침없이 진입하는 모습이다.
◇글로벌 빅파마가 먼저 찾는 中
최근 중국은 미국 다음으로 많은 혁신 신약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이 중 상당수는 기존 제품의 작용 원리를 넓혀서 만드는 일종의 ‘추격형(fast follower)’이 많았다. 앞으로는 이를 뒤집고 세계에서 새로운 형태의 신약을 가장 먼저 많이 내놓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모바일손오공게임
실제로 중국은 최근 ADC부터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표적 항암 및 약물 전달 플랫폼, 항노화 치료제 분야까지 신약을 쏟아내고 있다.
글로벌 빅파마들도 중국의 기술을 먼저 찾고 있다. 지난달 중국 이노케어파마는 미국 일라이릴리와 신약 공동 연구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이노케어의 자체 신약 발굴 플랫폼과 연구 경험을 활용해, 두 회사가 함께 5개 표적에 대한 화합물을 발굴하고 개발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이노케어가 받는 계약금과 단기 지급금은 최대 1억달러, 개발·상업화 단계별 지급금은 최대 약 32억5000만달러로 알려졌다.
미국 화이자도 지난 5월 중국 이노벤트 바이오로직스와 최대 105억달러 규모의 전략적 협력 계약을 체결하고, ADC를 비롯한 항암 프로그램 12개를 공동 개발하기로 했다.
영국 아스트라제네카는 중국 스야오그룹(CSPC)과 손을 잡았다. CSPC에서 비만·당뇨 신약 후보 8개를 최대 185억달러에 사들이는 계약을 맺은 것이다. 또한 아스트라제네카는 2030년까지 중국에 150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中, “1조원 블록버스터 5개 이상 목표”
중국 정부는 또한 글로벌 연매출 10억달러가 넘는 의약품을 5년 안에 5개 이상 확보하겠다는 목표도 내놨다.
중국엔 이미 연매출 10억달러가 넘는 약이 있다. 비원 메디슨스의 혈액암 치료제 ‘브루킨사’다
바다이야기온라인
. 지난해 세계에서 39억달러어치가 팔렸다. 중국 정부는 이 같은 블록버스터 혁신 신약을 더 늘리고, 이를 통해 연매출 100억위안(약 2조원)이 넘는 기업도 50곳으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선 중국의 이 같은 계획이 실현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중국 공업정보화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중국에서 허가된 혁신 신약 38개 중 31개는 중국이 자체 개발한 신약이었다. 중국은 신약 후보 물질도 다수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중국의 혁신 신약 파이프라인은 총 4751개로, 전 세계의 3분의 1 수준이다.
◇한국과의 격차도 계속 커져
중국과 한국과의 격차는 계속 벌어지고 있다. 지난 9월 중국 국가약품감독관리국(NMPA)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중국 신약 기술 수출 계약 총액은 지난 8월까지 약 1200억달러(약 160조원)였다. 올해 1~9월 한국의 기술 수출 계약 총액(21조6637억원)의 7배가 넘는 규모다.
중국은 속도를 더욱 높이기 위해 임상시험 승인 절차 간소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중국 NMPA는 이미 지난해부터 일정 요건을 갖춘 혁신 신약의 임상 허가를 30일 안에 심사하는 제도를 도입한 상황이다. 이에 우리나라도 임상 규제 문턱을 더욱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우리나라도 임상 계획 승인 기간을 앞당겨 각 기업이 더 빠르게 데이터를 내놓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면서 “이제 바이오 기술은 국가 안보와도 직결되는 산업”이라고 했다.
sans-se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