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검은 목요일'을 연출했다. 15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7.57% 추락한 5554.22, 코스닥 지수는 7.65% 급락한 760.82로 장을 마쳤다. 양대 지수의 하락폭과 하락률은 모두 지난 7월 28일 이후 약 두 달 반 만에 최고였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가 폭락하면서 증시 전체가 휘청거렸다. 양 시장에서는 매도 사이드카와 서킷 브레이커가 잇달아 발동됐고, 이틀 연속 주가가 곤두박질치자 투자자들은 망연자실했다. AI(인공지능) 기업들의 부채 부담에 대한 우려, 미국 물가지표 충격, 중국 반도체 굴기 등이 겹치면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얼어붙은 것이다. 미국 및 아시아 주요 증시 하락 폭과 비교하면 국내 증시의 낙폭은 유독 컸다. 같은 대외 악재에도 한국 증시가 크게 흔들린 배경을 냉정하게 짚어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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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폭락을 일시적 충격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 사태의 본질은 한국 경제의 취약한 구조에 있다. 반도체가 수출과 기업 이익은 물론 증시 상승까지 사실상 홀로 떠받치는 상황에서 반도체 업황에 대한 작은 의구심도 시장 전체를 뒤흔드는 충격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산업 전반의 경쟁력이 고르게 뒷받침되지 못한 채 특정 대형주에 의존해온 성장 구조의 한계가 드러난 것이다. 여기에 가계부채 누증과 내수 회복 지연까지 겹쳐 대외 충격을 흡수할 여력도 충분하지 않다. 증시 급락에 따른 자산 가치 하락은 가계의 소비 여력을 위축시키고 기업의 투자 심리까지 얼어붙게 할 수 있다. 금융시장 충격이 실물경제 침체를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한국 경제의 구조적 취약성을 더는 방치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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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금융당국의 대응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일단 금융시장에 공포 심리가 확산하지 않도록 유동성 상황과 신용거래 위험을 면밀히 。검하고, 필요할 경우 시장 안정 조치를 신속히 가동해야 한다. 무엇보다 정부의 거시경제 정책 기조를 근본적으로 재.검할 필요가 있다. 반도체 세수에 기댄 재정 지출 확대를 통한 경기 부양에만 매달릴 것이 아니라 물가와 환율 안정, 재정 건전성 확보에 정책의 무게를 실어야 한다. 동시에 반도체 초격차 기술 확보와 수출 산업 다변화, 기업 투자 활성화를 통해 성장 기반도 넓혀야 한다. 기업의 혁신과 투자를 가로막는 규제를 과감히 걷어내 민간 주도 성장 동력을 되살리는 일도 화급하다. 증시 폭락은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을 다시 .검하라는 엄중한 경고다. 정부는 눈앞의 시장 불안을 진정시키는 데 머물지 말고, 경제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데 정책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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