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경기지사의 설화(舌禍)는 13일 터졌다. 행안위 국감에서 소방 예산을 “재정 빨대”라고 표현했다. 14일 공무원노조 소방 본부가 성명을 냈다. 정치권과 언론에서 비난이 이어졌다. 15일 경기도가 ‘소방 예산 설명 일환’이라고 해명했다. 16일 추 지사가 부천 화재 현장을 방문했다. 기자가 관련 질문을 했다. 하지만 말을 아꼈다. 사과는 다른 곳에서 나왔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의 사과다. 이용우 대변인이 16일 공식 브리핑을 냈다. 소방 공무원과 가족에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의 발언과 행보도 이어졌다. 16일 제주에서 전국체육대회가 열렸다. 이날 기념사에서 발언이 있었다. 소방공무원 헌신에 “천금을 준들 아깝겠느냐”는 말이다. 17일에는 진화 도중 순직한 소방관의 부천 빈소를 직접 찾았다.
반면 추 지사 사과는 17일에야 나왔다. 고(故) 김진석 소방위 빈소를 방문한 자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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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란 전개가 특별해 보인다. 추 지사에게서 비롯된 논란이다. 본인과 경기도는 ‘발언의 본질’을 강조했다. 사과라는 표현을 쓰지 않고 있었다. 그런 때 갑자기 민주당 중앙당이 사과했다. 대통령이 말을 했고, 빈소를 찾아갔다. 많은 국민 보기에 어색하다. 뭔가 뒤바뀐 듯하다.
최근 추 지사는 이 대통령과 편치 않다. 혹시 그런 부조화의 연장인가.
추 지사·경기도 주장에 일리는 있다. 소방 예산의 구조는 기형적이다. 2020년부터 국가직으로 전환했다. 그런데도 인건비 등 운영 예산은 그대로 경기도가 지고 있다. 2026년 경기도 소방 예산이 1조5천655억원이다. 도비가 91.4%, 국가 지원이 8.6%다. 신분은 국가직으로 전환했는데 재정 책임은 계속 경기도에 남은 것이다. 그 액수만 올해 1조4천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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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 비상을 선언한 추 지사다. 이 문제를 계속 얘기했다. 지난달 9일에도 페이스북에 올렸다. “소방 국가직화가 10년 됐다”며 “그 사이 경기도에 배치된 소방직 공무원은 1.4배 늘고 인건비를 포함한 비용은 1.8배 늘었다.” “인건비는 약 1조1천억원인데 중앙정부는 고작 800억원만 대준다.” 주장의 본질이 여기 있다고 말한다. 비하가 아니라고 말하고 싶어 한다.
한 켠에는 서운함도 있을 듯하다. 당정에 ‘끌려간 사과’가 강제된 상황이다. 6선 구력에 못마땅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정치인이 아니라 행정가다. 도민 여론에 충실해야 한다. 게다가 사달 이후 처리도 애매했다. 사과할 거면 더 빨리 했어야 했다. 5일을 끌어야 할 이유가 없었다. 주장을 펼 거면 직접 나섰어야 했다. 경기도 대변인 시킬 상황이 아니었다.
취임 111일, 경기도는 온통 추미애 이슈다. 능숙한 정치 공학이 지배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만은 다르다. 득 없이 실만 있는 소모전이다.
경기일보
고 인건비를 포함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