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시스] 안호균 기자 = 이재명 정부는 지난해 6월 출범 후 1% 대로 떨어진 잠재성장률을 3% 대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내걸었다. 잠재성장률 반등은 정부가 내세운 '3·4·5 경제대도약 비전'(잠재성장률 3%, 수출 4강, 국민소득 5만 달러) 중 가장 달성이 어려운 목표로 여겨졌다. 선진국 반열에 오른 데다 고령화까지 빠르게 진행되면서, 경제가 클 수 있는 힘이 약해지는 건 되돌리기 힘든 흐름으로 여겨졌기 때문이다.
잠재성장률은 한 나라가 물가 상승의 부담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최대한 달성 가능한 성장 능력을 말한다. 그래서 국가 경제의 '기초체력'으로 통한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1980년대 후반부터 40년 가까이 내리막을 걸었다. 2010년대 중반 2%대로 내려앉았고, 지난해에는 1%대까지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그런데 올해 깜짝 반전이 일어났다.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성장에 탄력이 붙자 주요 경제기관들이 한국의 잠재성장률 전망을 잇따라 올려 잡았다.
24일 정부와 국제금융기구 등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IMF)의 세계경제전망(WEO)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지난해 1.94%에서 올해 2.14%, 내년 2.20%로 전망됐다. 전망대로라면 1980년대 후반 이후 처음으로 2년 연속 잠재성장률 상승을 기록하게 된다.
잠재성장률 반등을 이끈건 반도체 호황에 따른 투자 확대와 인공지능(AI) 보급으로 인한 생산성 향상으로 추정된다.
이형일 경제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22일 국정감사에서 잠재성장률 반등 요인에 대해 "우리가 인공지능(AI)으로 인한 반도체 특수로 인해서 설비투자를 굉장히 빠르게 늘리고 있다"며 "자본 스톡이 늘어나는 부분이 첫번째 영향을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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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게 어느 정도 축적이 되면 생산성으로 전이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그래서 생산성과 설비투자 쪽에 의해서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릴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지금 보고 있다"고 부연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오는 11월 발표 예정인 경제전망에서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전망치를 상향조정할 가능성이 커졌다. 당초 OECD는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024년 2.45%에서 2025년 1.85%, 2026년 1.66%, 2027년 1.52%로 하락할 것으로 관측했다.
2026년 이후 AI·반도체 관련 설비투자 급증…AI 도입이 생산성 견인
잠재성장률은 경기 변동과 관계 없는 경제의 성장성을 측정하는 지표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수출 호황으로 인한 고성장세는 잠재성장률도 함께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이 3% 중반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1.1%)보다 2%p 이상 높아진 수치다. 잠재성장률은 노동·자본의 투입과 생산성(총요소생산성)에 의해 결정되는데, 경기 회복으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투자가 급격히 늘면서 자본 투입과 생산성이 늘어나는 효과가 생길 수 있다는게 정부의 설명이다.
실제로 설비투자는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8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6월(21.6%)과 7월(24.6%), 8월(16.1%)에는 두자릿수 증가세를 기록 중이다.
반도체 호황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는 건 다른 기관의 연구에서도 보고되고 있다.
국회 예산정책처 분석도 같은 방향을 가리킨다. 예정처는 지난달 발표한 'NABO 경제전망(2026~2030)'에서 잠재성장률이 2025년 2.1%에서 2026년 2.2%로 상승한 뒤 2027년부터 2030년까지는 2.3%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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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해 9월 전망에서 제시했던 중기 잠재성장률 추정치(1.8%)를 0.5%p나 상향조정한 것이다.
예정처는 노동과 자본, 기타요소의 기여도를 바탕으로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산출한다. 이 중 노동의 기여도는 2025년 -0.13%p에서 2026년 -0.14%p로 오히려 감소폭이 커지는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자본(0.68→0.70%p)과 기타요소(1.66→1.77%p)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정처는 "2022~2025년까지 자본의 잠재성장률 기여도는 지속적으로 감소해 왔지만 2026년 이후에는 AI 및 반도체 인프라 관련 설비투자와 지식재산생산물 투자가 급격하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전체적인 자본의 잠재성장률 기여도가 이전 시기보다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또 예정처는 이번 보고서부터 AI 도입률도 잠재성장률 전망에 반영했다. AI의 도입과 활용이 중기적으로 생산성을 높여 잠재성장률의 증가로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정처 관계자는 "우리 경제가 올해 3.5%, 내년에는 2.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중장기 추세치도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한다"며 "단기적인 성장률 변화가 잠재성장률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지만 중장기적인 성장 전망의 수준이 높아진다고 판단될 경우 잠재성장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 김금보 기자 = 16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청년취업사관학교 인공지능(AI)·빅테크 기업 채용 연계 특화 캠퍼스에서 청년들이 자습하고 있다. 청년층 취업난이 장기화하면서 AI 활용 역량을 키우려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9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15~29세 청년층 취업자는 전년 동월 대비 14만7000명 감소해 47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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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 고용률도 44.0%로 전년 동월 대비 1.1%포인트(p) 하락하며 29개월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청년고용촉진특별법상 청년 연령 기준인 15~34세를 적용한 고용지표에서도 부진이 이어졌다. 9월 해당 연령대 취업자 수는 641만2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9만8000명 감소했다. 고용률 역시 56.1%로 0.4%포인트 하락했다. 2026.10.16.
"지속적인 상승 위해서는 산업 전반 AI 전환 성과 내야"
다만 반등이 오래갈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한국은 이미 생산가능인구가 감소세에 진입해 잠재성장률의 하방 압력이 크다. 반도체 호황의 영향이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도 낮다. 이 때문에 경기가 하강하는 국면에서는 잠재성장률도 다시 하락할 가능성이 크다.
전문가들은 잠재성장률을 지속적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노동력, 자본, 생산성 측면에서 다각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문한다.
김광석 한양대 겸임교수(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는 "자본 투입이 일시적으로 늘어나는게 아니라 꾸준히 늘어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며 "해외 직접 투자 유치 전략 등도 고민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총요소생산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산업 전반에 걸쳐서 AI를 적극적으로 도입할 수 있도록 하는게 바람직하다"며 "노동 투입은 여성 유휴 인력이나 청년들이 노동시장에 더 유입될 수 있도록 하는 대책들이 마련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부 교수는 "하락하던 잠재성장률이 반등한 것은 우리 경제에 있어 기회가 될 것"이라며 "AI 전환이 얼마나 생산성 향상에 지속적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고 언급했다.
이 교수는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가장 큰 원인은 인구 고령화였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는 큰 변화가 없다"며 "중장기적으로 인구 감소세를 늦출 방안이 필요하다. 최근 출산율이 좀 올라갔는데, 이 상승세를 지속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가 없다"며 "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