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단 한 번도 누군가에게 박수를 받아본 적이 없었다. 춤을 제대로 춰본 적은 더더욱 없었다. 혼자선 외출이 쉽지 않아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았다. 빛조차 가늠할 수 없는 시각장애인 서복달 씨(59)는 자신이 ‘문화 예술의 본고장’ 프랑스 파리에서 공연할 것을 상상조차 못 했다.
서 씨는 23일(현지 시간)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개최된 제18회 한불 친선과 평화 콘서트에서 파리 시민들과 만났다. 그는 “보이지 않았지만 관객석에서 우리를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이 느껴졌다”며 “평생 무용수로 살다 죽고 싶다”고 했다.
서 씨의 인생은 3년 전 시각장애인 발레단 ‘룩스빛 아트컴퍼니’의 교육생에 지원하면서 180도 바뀌었다. 처음엔 제자리에 서는 것, 회전을 하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포기하는 교육생도 적지 않았지만 서 씨는 굴하지 않았다. 1년간 발레 동작부터 케이팝 기본 안무까지 익히며 핵심 단원으로 성장했고, 이번 공연에 이르렀다.
한국·프랑스 문화교류 단체 ‘에코 드 코레’가 주최한 이날 공연은 한불 수교 140주년 행사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룩스빛은 한국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부채춤, 케이팝 안무, 재즈 댄스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시각장애인 무용수 4명과 비장애인 도우미 무용수 4명으로 이뤄진 공연단은 서로서로 위치를 잡아주고 끌어주며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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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도 보이지 않는 무용수들이 밝은 표정으로 부채춤 군무를 펼칠 땐 눈물을 훔치는 관객도 적지 않았다.
김자형 룩스빛 이사장은 “시각장애인은 장애인 사회 안에서도 지원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약자”라며 각계의 더 많은 지원과 관심을 촉구했다. 이날 공연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팝페라 테너 임형주도 특별출연했다. 그는 감기에 걸려 컨디션이 좋지 못한 상황에서도 무대에 올라 열창했다. 특히 지난달 17일부터 파리를 포함한 프랑스 전역에서 교육환경 개선, 생활비 급등 해결 등을 요구하는 폭력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것을 거론하며 “엄중한 상황에서 제 노래가 한 줄기 빛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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