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총선 전날 밤까지 팔레스타인 요르단강 서안지구를 불도저로 밀고, 가자지구를 폭격했다. 팔레스타인 탄압을 정부의 주요 성과로 내세워 온 극우 성향 이스라엘 집권 세력이 막판까지 이를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이스라엘이 “인종 청소”를 벌인다고 규탄했다.
26일(현지시각) 알자지라와 아에프페(AFP) 통신은 서안 헤브론시 당국을 인용해, 지난 23일부터 이날까지 이스라엘이 헤브론에서 벌인 군사 작전으로 619가구, 모두 3971명 이상의 민간인이 집에서 내쫓겼다고 보도했다. 이중 200명 이상은 태어난 지 얼마 안 된 영아들이었다. 인구 25만여명의 헤브론은 서안에서 가장 큰 도시다.
이스라엘은 23일 이곳 인근 검문소에서 자국 군인 2명이 총격에 사망한 데 대한 보복으로 헤브론 봉쇄 작전을 벌이고 있다. 도시의 차량 통행과 물자를 차단한 채, 군용 불도저와 굴착기를 동원해 민가를 허는 중이다. 규모가 비교적 큰 건물에는 이스라엘군이 국기를 걸고 군 주둔지로 활용하는 모습이 외신에 포착되기도 했다. 이스라엘군이 작전이 끝난 뒤에도 물러나지 않고 이곳을 .령지로 삼으려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총격 사건 발생 직후 헤브론 주변에 “새로운 정착촌을 건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유엔은 “인종 청소”라는 강한 표현을 써가며 이스라엘을 규탄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26일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그들의 땅에서 몰아내는 퇴거 조치가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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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대인) 정착민들의 폭력도 급증한다”며 “강압적인 행태가 갈수록 심해지면서 인종 청소의 그림자가 。. 더 짙게 드리운다”고 지적했다.
총장 발언과 별도로 유엔 독립 국제조사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보고서에서 이스라엘 정부가 서안에서 팔레스타인인을 말살하기 위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명시했다. 보고서는 “이스라엘 당국과 군은 서안에서 절멸, 고문과 성폭행을 포함한 성폭력 등 인도에 반하는 죄를 저질렀다. 국적·인종·민족성 등 차별적 근거에 기반한 박해도 자행했다”고 밝혔다. 절멸은 특정 지역 주민을 말살하고 생활 조건을 고의적으로 악화하는 범죄를 말한다.
이스라엘군의 폭력은 가자에서도 이어졌다. 알자지라는 가자 의료진·구조대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26일 가자 남부 칸유니스의 마와시 피란민 캠프를 공습해 7살 어린이 주리 등 4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이들은 모두 피란민 천막 안에 있다가 변을 당했다. 가자시티 서부 라말에서도 이스라엘군 드론 공격으로 1명이 숨졌다. 가자 보건부에 따르면 2023년 10월 가자전쟁 발발 이후 이스라엘 공격으로 가자에서 숨진 사람은 7만4555명으로 늘었다.
이외에도 이스라엘은 25일 밤 가자시티 슈자이야의 피란민 캠프에 쿼드콥터(날개 4개) 드론을 띄워 불을 놓았다. 26일까지 불이 꺼지지 않으면서 여성·어린이·노인 등 800여명이 거처를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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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자 당국은 국제사회에 새 천막 지원을 호소했다.
네타냐후 총리 등 이스라엘 집권 세력은 27일로 예정된 총선 선거운동에서 이런 폭력을 성과 삼아 자랑해왔다. 이타마르 벤그비르 이스라엘 국가안보장관은 26일 자신이 폐허가 된 가자를 배경으로 서 있는 영상을 소셜미디어 엑스(X)에 올렸다. 그는 “정부 내에도 (팔레스타인과의) 충돌을 피하고 싶어 하는 세력이 있지만, 나는 오히려 충돌을 기꺼이 감수하자는 쪽이다. 우리가 오늘 싸우지 않으면 10년, 15년 뒤 그들이 지금보다 10배 많은 미사일과 힘을 갖게 되기 때문”이라고 썼다. 벤그비르 장관은 지난 8월 “가자에서 매일 40명씩 죽이자”고 주장해 국제사회의 분노를 샀던 인물이다.
알자지라는 헤브론 등에서 벌어지는 군사 작전이 “극우 세력에 의해 정치 캠페인으로 활용되고 있다”며 “극우 세력은 자기들이 선거에서 승리한다면 팔레스타인의 삶을 계속 어렵게 만들고, 그들을 쫓아낼 거라는 。을 보여주는 데 이 작전을 써먹고 있다”고 짚었다.
한편 네타냐후 총리는 같은 날 유대교의 성지인 동예루살렘 ‘통곡의 벽’을 찾아 선거에서 이기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그는 벽 틈에 기도문을 적은 쪽지를 끼워 넣는 사진을 엑스에 올리며 “통곡의 벽에서 이스라엘 국민의 승리를 위해 기도한다”고 썼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26일 동예루살렘의 유대교 성지 ‘통곡의 벽’을 찾아 총선 승리를 기원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 엑스 갈무리
화하는 범죄를 말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