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낙동아트센터 내부. 부산 강서구 제공
서부산 주민의 문화적 문턱을 낮추겠다며 올 한 해에만 예산 90억 원을 들여 문을 연 낙동아트센터가 극심한 관객 기근과 수입 부진 속에 삐걱거리고 있다. 전문 클래식 공연장을 표방하며 출발했지만 '실적 채우기식' 공연이 남발되면서 관객 수요와 공연장 특성을 고려한 기획이 이뤄지는지, 시민들이 체감하는 문화적 효능감은 충분한지 의문이 제기된다.
서부산 최초 클래식 전문 공연장…90억 들였지만 수익 6억 원
30일 부산 강서구청과 낙동아트센터 등에 따르면 지난 1월 10일 개관한 낙동아트센터에는 올해 전체 운영 예산 90억 원이 편성됐다. 이 가운데 공연 관련 예산으로만 30억 원이 책정됐다. 하지만 이달까지 공연 수익은 6억 원에 머무른 것으로 파악됐다.
객석을 채우는 데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87석 규모 '콘서트홀'의 평균 객석 .유율은 35%로 나타났다. 공연마다 모든 좌석을 개방하지 않는 .을 고려해 실제로 운영하는 좌석을 기준으로 산출한 유효 객석 .유율도 51%에 그쳤다.
관객을 받을 수 있도록 마련한 좌석의 절반만 채워진 셈이다. 특히 일부 인기 공연은 매진되기도 하는 .을 고려하면, 공연에 따라 객석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300석 규모로 운영되는 다목적 공연 공간 '앙상블극장' 역시 평균 객석 。유율은 55%, 유효 객석 .유율은 56%로 집계됐다.
공연은 넘치는데 객석 。유율은 절반 수준
2017년 을숙도문화회관에서 열린 공연과 올해 1월 열린 낙동아트센터 개관 기념 공연 포스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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센터에서 진행된 공연이 '서부산 최초 클래식 전문 공연장'이라는 설립 취지에 부합하는지도 살펴볼 대목이다.
지난 1월 개관 기념 공연으로 마련된 부산시낭송협회의 '시가 흐르는 문화콘서트'는 2017년 을숙도문화회관에서 진행된 프로그램과 같은 이름의 공연이다. 당시 을숙도문화회관 관장은 현재 낙동아트센터 관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300석 규모 앙상블극장에서 열린 해당 공연에는 모두 300만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연주자 출연료 100만 원, 부산시낭송협회 측에 지급된 200만 원 등이다.
센터 내부에서도 공연의 질보다 횟수를 늘리는 데 치중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불만이 나온다. 낙동아트센터에 근무하는 한 직원은 "올해에만 공연이 200개 가까이 열리는데 1천 석 규모 공연장에 당일 관객이 200명도 안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고급 시설을 갖춘 전문 클래식 공연장을 지어놓은 만큼 그에 걸맞은 수준의 공연을 선보여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로 센터는 개관 이후 지난달까지 콘서트홀과 앙상블극장에서 자체 기획 공연을 110차례 진행했다. 같은 기간 외부 대관 공연은 28회에 그쳤다. 대관 수요가 충분하지 않다 보니 대부분 기획 공연으로 공연 일정을 채우고 있었다. 기획 공연 상당수는 지역 합창단과 예술단체, 협회 등의 공연으로 구성됐다.
센터 "공공성 우선"…지역에선 "적자·운영 방향 등 .검해야"
센터 측은 공공 공연장의 역할은 수익성과 객석 。유율만으로 평가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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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예술인에게 공연 기회를 제공하고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통해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는 것 역시 중요한 운영 목적이라는 설명이다. 또 개관 기념 공연은 제목만 같을 뿐 직접 연주자를 섭외하는 등 내용은 과거와 다르게 구성됐다는 입장이다.
송필석 낙동아트센터 관장은 "공공 극장은 수익만으로 운영 성과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시 낭송을 비롯해 실내악, 독주회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일 필요가 있다"면서 "예매가 잘되는 공연만 개최한다면 지역 예술 활성화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기 어렵다. 다양하게 경험할 기회를 제공하면서 차츰 관객층을 넓혀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개관 기념 공연이었던 '시가 흐르는 문화콘서트'는 타이틀만 같을 뿐 공연 내용은 다르다"며 "직접 연주자들을 섭외해 기획한 공연으로, 해당 협회와 친분 등으로 편성했다는 것 역시 일방적인 오해"라고 덧붙였다.
이같은 설명에도 지역에서는 공공 공연장이라도 심각한 적자가 예상된다면 운영 방식을 。검하고 실제 시민들이 문화적 혜택을 체감할 수 있도록 운영 방식을 。검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양미숙 부산참여연대 사무처장은 "공공의료나 대중교통처럼 문화시설도 적자가 나는 걸 감수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지만, 시민들이 실질적인 혜택을 누리지 못하는 상황에서 적자가 크게 발생한다면 운영 방향을 고민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관 초기인 만큼 운영 성과를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겠지만, 적어도 시민들이 문화적 효능감을 체감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게 아니라면 무분별한 개발 사업과 다를 게 없어진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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