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올해 말까지 서울 민간 정비사업을 통해 3만1000가구를 착공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규제 완화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정비사업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1.2배까지 높이는 방안을 놓고 국토교통부와 서울시가 협의를 이어가고 있으나 구체적인 시행 시。은 정해지지 않았다. 이주비 대출과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등 현장에서 요구하는 규제 완화도 검토 단계에 머물러 있다. 정부가 착공을 주택공급 정책의 성과 지표로 내세운 만큼 목표 물량의 실제 착공 가능성과 제도 개선 속도를 함께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1일 국토교통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홍지선 국토부 장관은 전날 서울 노원구 상계2구역 재개발 현장을 방문해 올해 말까지 서울에서 민간 정비사업 3만1000가구의 착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수도권 전체 민간 정비사업 착공 지원 목표는 7만2000가구로, 서울이 약 43.1%를 차지한다.
정부가 신규 택지 지정과 공급계획 발표를 넘어 실제 착공에 정책 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이다. 다만 10월 말 기준 연내 남은 기간이 두 달에 불과하다는 。에서 사업장별 진행 상황이 중요해졌다. 정비사업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후에도 이주와 철거, 착공신고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이주비 조달이나 공사비 협상이 지연되면 착공 일정이 달라질 수 있다.
특히 정부가 제시한 3만1000가구 가운데 이미 착공 절차를 밟고 있는 물량과 추가적인 행정·금융 지원을 통해 연내 착공을 추진해야 하는 물량이 각각 얼마나 되는지는 이번 발표만으로 확인되지 않는다. 사업장별 착공 예정 시。과 인허가 단계가 공개돼야 목표 달성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
◆ 연내 착공까지 두 달…이주비·공사비가 변수
홍 장관이 방문한 상계2구역은 서울 노원구 상계동 일대 약 10만㎡를 재개발해 임대주택 426가구를 포함한 총 2200가구를 공급하는 사업이다. 정부는 해당 사업장이 신속 착공에 따른 취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지만 관련 법 개정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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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계2구역 조합 측은 내년부터 이주가 시작되는 .을 들어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보증 지원을 요청했다. 정부가 연내 착공 목표를 강조하는 상황에서 현장에서는 이주비 조달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상계2구역의 실제 착공 예정일은 별도 확인이 필요하지만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이려면 인허가뿐 아니라 자금 조달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는 .을 보여준다.
이주비는 정비사업 일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자금이다.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은 조합이 기존 거주자의 이주를 진행하려면 조합원들이 필요한 자금을 마련할 수 있어야 한다. 대출 한도나 보증 조건이 사업장 여건에 맞지 않으면 이주가 늦어지고 철거와 착공도 순차적으로 밀릴 수 있다.
홍 장관은 관리처분계획인가 이전에도 이주비 대출 상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관계기관과 적극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대출 상담을 앞당기는 것과 실제 대출 한도나 보증 조건을 완화하는 것은 별개다. 금융기관의 심사 기준과 HUG 보증 지원 범위가 구체화되지 않으면 현장에서 체감하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
공사비 분쟁 역시 착공을 가로막는 요인이다. 정비사업은 조합과 시공사가 공사비를 확정하고 계약 조건을 조정하는 과정에서 이견이 발생할 수 있다. 공사비 증액에 따른 조합원 분담금 부담이 커지면 총회 의결이나 계약 변경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가 사업 진행 상황을 .검하겠다고 밝혔지만 개별 사업장의 공사비 갈등을 어떤 방식으로 조정할지는 추가로 확인해야 한다.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 완화도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정비사업 지역에서는 일정 요건에 따라 조합원 지위 양도가 제한되는데, 현장에서는 자금 조달과 거래 제약 등을 이유로 규제 완화를 요구하고 있다.
홍 장관은 현행법상 예외 규정이 있지만 모든 지역에 적용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추가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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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제 완화가 정비사업 추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요구와 투기 수요 유입을 막아야 한다는 정책 목적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정부가 제시한 연내 착공 목표의 실현 가능성을 판단하려면 사업장별 진행 단계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이미 이주와 철거를 마친 사업장이라면 행정 절차 단축을 통해 착공을 앞당길 여지가 있지만 이주를 시작하지 않은 사업장은 같은 기간 안에 착공하기 어렵다. 단순히 예정 물량을 합산하는 것만으로는 실제 공급 속도를 파악하기 어려운 이유다.
◆ 용적률 1.2배 상향 협의 공전…서울 추가 택지도 이견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을 둘러싼 국토부와 서울시의 엇갈린 설명도 공급 확대 정책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정부는 민간 정비사업의 용적률을 법적 상한의 최대 1.2배까지 높이는 방안을 서울시와 협의하고 있지만 구체적인 시행 일정은 제시하지 못했다.
홍 장관은 30일 용적률 상향과 관련해 서울시와 실무 협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답변을 기다리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서울시는 정비사업 용적률 상향이 그동안 지속적으로 건의해 온 방안이라며 이미 입장을 전달했다고 반박했다. 정부가 추가 답변을 기다리기보다 신속히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도 내놨다.
양측 모두 용적률 상향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은 이유를 놓고 서로 다른 설명을 내놓은 셈이다. 용적률 상향을 위한 법률 개정과 세부 적용 기준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실제 사업장에 언제부터 적용할 수 있을지도 불분명하다.
용적률 상향은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개선하는 수단이다. 동일한 부지에 더 많은 연면적을 확보할 수 있으면 일반분양 물량이 늘어나거나 조합원 분담금 부담을 줄일 여지가 생긴다. 사업성이 부족해 추진이 지연된 정비구역에서는 사업 재개를 검토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다만 용적률을 높이는 것과 실제 착공 시。을 앞당기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용적률이 변경되면 정비계획이나 사업시행계획을 다시 검토해야 할 수 있고 조합원 의사결정과 관련 심의 절차가 추가될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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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초기 단계에서는 공급 확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이미 인허가를 마치고 착공을 준비하는 사업장에는 계획 변경이 오히려 일정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따라서 용적률 1.2배 상향은 중장기적인 공급 여력을 확대하는 정책에 가깝다. 올해 말까지 착공을 추진하는 3만1000가구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정부가 연내 착공 목표와 용적률 상향을 함께 제시하더라도 두 정책의 효과가 나타나는 시.은 다를 수밖에 없다.
서울 내 신규 택지 확보 문제도 해결되지 않았다. 정부는 지난 29일 수도권 신규 택지 공급계획을 발표했지만 서울 지역은 포함하지 않았다. 홍 장관은 서울시와 협의가 잘 이뤄지면 서울 내 추가 택지 발표도 가능하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용산공원 부지를 주택공급에 활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대신 탄천물재생센터 이전 부지에 최대 1만30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 등을 정부에 제안했다. 국토부는 용산공원처럼 공론화와 입법이 필요한 사안보다 도시정비법 개정 등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는 과제부터 협력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서울 주택공급 확대를 위한 정부의 정책은 기존 정비사업의 조기 착공, 용적률 상향을 통한 사업성 개선, 신규 택지 확보로 나뉜다. 그러나 기존 사업장의 착공을 앞당기는 조치와 신규 주택 공급 기반을 확보하는 정책은 필요한 절차와 공급 시。이 다르다.
착공 물량이 곧바로 입주 물량으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올해 착공하는 주택 역시 공사 기간을 거쳐야 실제 공급된다. 정부가 연내 착공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단기간에 입주 가능한 주택이 그만큼 늘어나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결국 올해 말까지 남은 두 달 동안 확인해야 할 것은 정부가 제시한 3만1000가구 가운데 실제 착공에 들어가는 물량이다. 사업장별 이주·철거 진행 상황과 공사비 협상, 금융 지원 여부가 착공 실적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홍 장관은 전날 상계2구역 현장 방문에서 "주택공급은 계획과 인허가에 머무르지 않고 실제 착공과 준공으로 이어져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다"며 정비사업 추진 상황을 세밀하게 。검하고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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