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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술자리였다. 한 출판사 대표의 말이 귓전에 자꾸만 맴돈다. "문학이 모욕을 당하고 있어요. 내가 사랑하는 책이 모욕을 당했다고요." 평생 책을 만들어온 출판인의 탄식이었다. 탁자에 둘러앉은 누구도 반론을 제기하지 않았으니 이심전심이었다. 사람들이 책을 안 읽어서가 아니었다. 정반대였다. 책이 뭘 말하는지 궁금해하는 대신 책으로 무엇을 할지부터 찾아다니는 시대, 책을 읽는 세상이 아니라 책을 써먹으려 드는 세상이기 때문이었다. 귀갓길에 두 풍경이 떠올랐다. 출판계 숫자 경쟁이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지만 출간된 지 얼마 되지 않은 책이 단기간에 수십 쇄(刷)를 찍었다는 소식이 종종 들려온다. 기쁜 일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그 소식은 반어적인 의미로 놀라웠다. 단기간의 수십 쇄는 그 책의 가치를 가리키는 증거로 독자에게 인식되지만 많은 출판인들은 그런 숫자 앞에서 숫자의 속셈을 의심한다. 얼마나 팔렸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팔린 것처럼 보이느냐가 중요해진 시대임을 알아서다. 한 인공지능(AI) 기업 사례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 회사는 종이책을 권 단위가 아닌 t 단위로 사들인 뒤 책등을 잘라내고 전량 스캔했다고 전해진다. 창작자에 대한 보상보다도 저들이 책을 다루는 방식이 내 평정을 흔들었다 모바일 바다이야기 거북이 . 누군가의 오랜 성취가 기계에 흡수돼 '학습 자원'으로 활용되는 모습에 경악했다. '칼의 노래' 첫 문장을 쓰며 김훈 작가가 '꽃은 피었다'와 '꽃이 피었다'를 두고 고심한 일화가 스친다. '은'으로 쓰면 의견의 언어가 되고 '이'로 쓰면 사실의 언어가 된다. 이건 조사 한 음절의 문제가 아니라 세계를 대하는 태도의 문제이므로, 그는 망설였다. 작가들이 고투 끝에 완성한 문장들이 '자원' 신세로 뜯겨나가고, 한 문장에 도달하기까지의 시간까지도 함부로 대해진다. 책을 쓰는 사람들은 대개 벼락을 만들기 위해 반딧불이를 모으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때로 반딧불이도 벼락도 없는 어둠의 섬광이 더 빛난다는 것도 안다. 그래서 쓰는 시간보다 지우는 시간이 더 오래 걸린다. '여덟 시간 동안 세 문장을 썼다. 그리고 모두 지워버렸다'(조지프 콘래드), '살아 있는 문단 하나를 남기려 100쪽 넘게 써야 했다'(필립 로스)는 고백은 지워진 것들의 무게를 말해준다. 이런 생각의 끝에서 문학동네 매각 소식을 되돌아본다. 예술은 때로 자본과 기술을 만나 더 큰 세상을 모색했다. 바다이야기 기계 가격 새 자본이 문학의 우주를 넓히고 원작 영상화와 글로벌 진출을 확대한다면 이번 매각이 유의미한 딜로 기록되리라는 기대를 개인적으로 사실 품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인수기업이 이 출판사의 '진짜 자산'이 뭔지 알아야 한다. 자본에는 복리 개념이 있다. 문학에도 복리가 있다. 출판계 복리란 이런 것이다. 당장 팔리지 않을 작품을 선택하고 미래의 문학을 위해 현재 손실을 감당하는 것. 출판사의 진짜 자산은 축적된 지식재산권(IP)이 아니다. '아직 쓰이지 않은 책들까지도 감수하는 힘'이다. 출판사와 편집자는 아직 세상에 없는 책을 위해 흑백의 종이 앞에서 헌신한다. 이로써 예술의 복리를 증언한다. 이건 재무제표에 기록되지 않는다. 저들의 가치를 외면한다면 출판사 로고는 그저 빈껍데기 상표다. 물론 안다. 책은 신전에 배치할 염결한 성물이 아니라 팔리기 위해 만들어지는 엄연한 상품이다. 그러나 팔리기만을 위해서 만들어지지도 않는다는 역설이 종이책에 내재돼 있다. 이미 탄생한 책을 활용하는 능력도 중요하지만 태어나지 않은 문학을 길러내는 능력도 필요하다. 문학동네 인수가 5년 뒤, 10년 뒤 성공했는지를 평가하는 지표는 '확보한 IP로 얼마를 벌었는가'가 아니어야 할 것이다. '그 사이 어떤 새로운 작가들의 새로운 작품이 탄생했는가'도 물어야 마땅하다. 힘'이다. 출판사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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