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다음달 아시아 순방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만남이 성사될 경우 11월 18~19일 중국 선전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전후가 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는 이날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아시아 방문 중 김정은과 만날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그럴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김정은과 만난다면)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라며 “나는 김정은과 잘 지낸다”고 덧붙였다.
트럼프는 김정은과의 ‘연말 이전’ 회담 가능성을 반복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이 때문에 중간선거 직후인 11월 중순 APEC 정상회의가 유력한 시。으로 전망되기도 했다. 트럼프는 다만 이날은 구체적 시。 등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문제는 회담이 성사될 경우 1기 행정부 때 시도했던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할 수 있느냐다.
트럼프는 지난 3일 오하이오주에서 진행한 중간선거 지원 유세 도중 “거대한 국가, 거대한 핵보유국 지도자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게 좋은 것 아니겠느냐”며 “나는 김정은과 아주 잘 지낸다. 그 사람이 누군지 아나. 바로 북한”이라고 말했다.
트럼프는 특히 “사람들이 핵미사일 112개를 갖고 있을 때는 잘 지내는 것이 좋다”고 했다. 지난 8월 “북한이 매우 강력한 핵무기 57개를 보유하고 있다”고 했던 것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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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규백 전 국방장관이 그 무렵 언급했던 추정치 “80~120개”의 범위에 든다.
트럼프는 앞서 지난달 29일엔 ‘이란은 핵을 가질 수 없다면서 왜 북한은 가져도 되느냐’는 질문에 “흥미로운 질문이다. 대통령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그는 이어 “내가 있는 한 그(김정은)는 괜찮을 것이다. 그는 나를 존중하고 좋아한다”고 했다. 자신이 대통령이기 때문에 북핵을 제어할 수 있다는 취지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3일 최성남 군수공업부 부부장과 함께 새로 가동한 핵물질 생산공장에서 원심분리기 사이로 생산공장을 둘러보고 있다. 김 위원장 뒤로 강경호 핵무기연구소 부소장이 수행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히 최근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으로 한반도 긴장 수위가 높아지는 상황에서 ‘김정은 관리 능력’에 중.을 두는 이러한 트럼프의 접근법은 실질적 비핵화는 뒷전으로 미루는 위험한 합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김정은 역시 더 이상 비핵화 논의는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반복적으로 밝히고 있다. 미국도 주무부처인 국무부에서는 북한의 비핵화를 거론하고 있지만, 트럼프와 백악관은 “전제조건 없는 대화가 가능하다”며 북한을 유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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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달 21일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상황에서 비핵화를 목표로 하는 것은 아무것도 이룰 수 없을 것”이라며 비핵화보다 동결부터 이끌어내야 한다는 이른바 ‘북핵 동결’ 발언을 내놓은 상태다.
이에 대해 강경화 주미 한국대사는 이날 워싱턴 한국 대사관에서 진행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이 계속 고도화하는 상황에서 일단 이것을 프리즈(freeze·동결)해야 한다는 실용적인 접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북한 비핵화는 우리 정부, 미 행정부의 변함없는 정책 목표이고 국제사회의 목표”라고 덧붙였다.
강 대사는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선 “가능성은 늘 있지만 수치로 얘기하기는 어렵다”며 “아직 구체적인 진전사항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회담 재개 가능성에 대한 트럼프의 반복적인 발언에도 “구체적 징조는 없다”는 설명이다. 강 대사는 다만 이날 국감에서 “백악관에 대한 소통에는 한계가 있음을 시인하겠다”며 “고위급 협의는 저도 답답할 정도로 하고 싶은 만큼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강 대사는 또 북·미 대화 재개 시 한국의 역할과 관련해서도 “북한이 우리를 대화 상대로 더 이상 삼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북·미 간 대화가 열리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며 “북·미 대화가 열리는 과정에서 한·미 간 긴밀한 소통을 통해 그 대화가 결국 남북 대화로 이어지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을 유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