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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혜영의 장편소설 <빵충 사육 준수 사항> 표지 ⓒ 안전가옥 달콤한 디저트 열풍 뒤에 숨은 우울한 초상 이것은 픽션의 탈을 쓴 소설의 이야기이자, 지금 이곳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청년들의 가감 없는 생존기다. 소설의 주인공 정한은 대학에서 트럼펫을 전공한 무명 음악가다. 하지만 예술만으로는 생계를 이어갈 수 없는 냉혹한 현실 앞에서 그는 계속해서 밀려난다. 빚에 쫓겨 연고도 없는 충청도 시골 마을로 귀농하고, 야심 차게 시작했던 딸기 농사마저 처참하게 실패한다. 인생의 바닥까지 내려앉아 더 이상 도망칠 곳도 없던 그에게 마지막 동아줄처럼 찾아온 것이 바로 신종 식용 곤충 '빵충' 사육 사업이었다. 김혜영 작가의 장편소설 <빵충 사육 준수 사항> 속에 등장하는 '빵충'은 갓 구운 소금빵과 외형도, 맛도 똑같은 신종 애벌레다. NO 밀가루, 고단백 건강식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전국적인 디저트 열풍을 일으키며, 정한을 단숨에 고수익자 반열에 앉혀놓는다. '빵 맛 나는 벌레'라는 황당하고 우스꽝스러운 소재로 시작하지만, 이 소설이 구축해 낸 서사의 현실성은 결코 웃어넘길 수 없을 만큼 묵직하다. 예체능을 전공했지만 전공으로 먹고살 수 없어 다른 분야를 기웃거리고, 결국 지방으로 내려가 국가 지원 사업이나 식용 곤충 재배라도 붙잡으려 발버둥 치는 정한의 선택. 그것은 기회조차 평등하게 주어지지 않는 오늘날 청년 사회의 씁쓸한 단면을 그대로 반영한다. 눈앞에 보이는 밧줄이라면 그것이 썩은 밧줄이든 핏빛으로 물든 줄이든 가리지 않고 일단 잡고 봐야 하는 '웃픈' 현실은, 읽는 이의 마음 한구석을 서늘하게 파고든다. 릴게임공략법 코인·영끌·부동산... 우리 시대의 '빵충 열풍'과 과욕의 죗값 소설은 청년의 서글픈 잔혹사에서 시작해 창업 성공기로 속도를 올리는 듯하다가, 이내 섬뜩한 서스펜스와 공포로 방향을 꺾는다. 정한이 맛본 달콤한 인생 역전은 오래가지 않는다. 빵충 사육 농가가 우후죽순 늘어나며 찾아온 공급 과잉과 가격 폭락, 그리고 돈에 눈이 어두워진 마을 사람들이 무심코 어겨버린 '사육 준수 사항'은 태봉읍 남촌리를 순식간에 예기치 못한 재앙의 국면으로 밀어 넣는다. 마을 사람들이 감시를 피해 빼돌린 번데기 몇 마리가 부화하고, 정한이 찾아간 집이 피칠갑이 되어 있는 장면을 지나는 순간, 독자는 자신이 지금껏 읽어온 것이 가벼운 코미디가 아니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우스꽝스럽고도 기괴한 '빵충 열풍'은 우리가 최근 몇 년간 목도해 온 한국 사회의 광기와 놀랍도록 닮아 있다. 누군가 주식이나 코인, 부동산, 특정 자산으로 돈을 벌었다는 소문이 돌면 너도나도 영혼까지 끌어모아 몰려들었다가, 거품이 꺼지고 시장이 냉각되면 뒤늦게 발을 내디딘 약자들부터 차례로 자멸해가는 자본주의의 잔인한 속성 말이다. 소설 속에 등장하는 '사육 준수 사항'은 단순한 곤충 재배 규칙에 그치지 않는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청년들에게 은연중에 강요해 온 '길들여짐'의 다른 이름이다. 끊임없이 타인의 눈치를 보고, 규격화된 사회적 기준에 비위를 맞춰야만 비로소 생존을 허락받는 사회. 소설은 정한의 입을 통해 묻는다. "비위를 맞춰야지만 사랑받는 삶이 싫었다"라고. 바다이야기게임공략 과연 정한과 마을 사람들을 비극으로 몰아넣은 것은 개개인의 단순한 무능과 탐욕인가, 아니면 이들을 끊임없이 사육하고 사지로 몰아넣은 사회 구조인가. "넌 뭐여?"... 초라한 위장을 벗어던진 청년의 자백 이야기가 후반부로 내달리며 마을 전체가 정체불명의 검은 성충들에게 .령 당할 때, 소설은 장르적 쾌감을 넘어 인간 본연의 고독과 책임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정한은 평생 도망치는 것에 익숙했던 인물이다. 음악의 불안정한 현실이 두려워 대마와 연애로 도망쳤고, 사랑하는 연인이 미래와 결혼을 요구할 때는 자신의 초라함을 숨기려 부담스럽다는 핑계를 대며 도망쳤다. 음악에서 도망쳐 내려온 농촌에서도 그는 5년 동안 빵충을 길렀지만, 스스로를 단 한 번도 진정한 '농부'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초라한 진짜 자신을 숨기기 위해 농부라는 직업을 만만하게 보고 위장해 왔을 뿐이었다. 그런 그에게 샷건을 매고 나타난 여성 농부 신언주는 서늘한 질문을 던진다. "나는 사냥꾼이여. 사냥꾼은 죽을 때까지 사냥질허는 사람이여. 그게 다야. 넌 뭐여?" 그 질문 앞에서 정한은 더 이상 도망칠 곳이 없음을 깨닫는다. 통째로 걸어도 실패하는 게 인생이라 또다시 초라해질까 봐 모른 척했던 삶, 타인에게 버림받지 않기 위해 '좋은 사람'인 척 포장하며 도망쳤던 지난날들이 등 뒤의 죽음이라는 그림자와 함께 덮쳐온다. 신언주가 총구 끝으로 이마를 툭 치며 "잡어!"라고 외쳤을 때, 정한은 비로소 깨닫는다. 그것이 삶이든, 죽음이든, 죗값을 치를 미래든, 속죄와 책임이든 간에 자신이 평생 외면해 왔던 인생의 핸들을 직접 꺾어야 한다는 사실을 말이다. 모바일 바다이야기주소 사육종에서 야생종으로... 잿더미 위에서 터져 나온 트럼펫 소설의 마지막 대목, 검은 날갯짓 소리가 소낙비처럼 온 땅을 덮치고 불길과 재가 날리는 절망적인 순간에 정한은 집 안 옷장 서랍 깊숙이 넣어두었던 금빛 트럼펫을 꺼내 든다. 시골로 내려온 후 하루도 빠짐없이 꺼내 불어 윤이 나던 그 악기. 그는 마우스피스를 부착하고 폐가 터질 듯 공기를 삼켜 온 힘을 다해 불어제낀다. 빠아아아아아아아앙? 그것은 절망에 빠진 비명이 아니었다. 평생 현실에 길들여진 채 도망만 다니던 '사육종'의 삶을 스스로 끝내고, 자신의 허물과 책임까지 온몸으로 끌어안으며 날개를 펼치는 '야생종'의 첫 우화(羽化) 선언이었다. 북칼럼니스트 남궁민은 이 소설을 두고 "봉준호로 열고, 나홍진으로 달리고, 박찬욱으로 닫는다"라고 평했다. 블랙코미디로 시작해 압도적인 속도감의 공포 스릴러로 달린 서사는, 마지막에 이르러 인물들을 소모품으로 버리지 않고 하나하나 끝까지 붙드는 인간적 구원의 여운으로 마무리된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고백한다. "어떤 압력 아래에서 짓밟혀 터지는 순간도, 끝끝내 우화해내고 마는 순간도 모두 사랑한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에는 어쩌면 기적 같은 은총 따위는 존재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도망친 자리마다 남겨둔 과욕과 외면의 죗값은 반드시 혹독한 대가로 찾아온다. 하지만 소설 <빵충 사육 준수 사항>은 말한다. 아무리 인생이 망해버린 것처럼 보이는 순간에도, 자신의 삶과 책임을 온전히 붙잡는 순간 인간은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다고. 오늘도 팍팍한 삶의 현장에서 자괴감을 느끼며 도망치고 싶어 하는 이 시대의 수많은 '사육종' 청춘들에게, 정한이 불어낸 마지막 트럼펫 소리는 묵직한 사회적 경종이자 뜨거운 위로로 다가갈 것이다. 그게 다야. 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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