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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욘드 스테이지] 서울국제음악제 류재준 예술감독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 바이올리니스트 엘리나 베헬레, 트럼페터 세르게이 나카리아코프, 호르니스트 라드반 블라트코비치. 세계 정상급 연주자들이 11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만난다. 18회째를 맞는 서울국제음악제(SIMF, 8~16일 예술의전당 등) ‘빛과 그림자’ 공연에서다. 이들을 포함해 무려 7명의 협연자가 올라 협주곡만 연주하다니, 세계 어디서도 보기 힘든 프로그램이다. 류재준 예술감독에게 비결을 물으니 “협박을 잘해서 그렇다”며 웃는다. 2009년 SIMF 론칭 이래 꾸준히 최고의 연주자들만 서울로 불러 모으고 있는 그다. 올해도 폴란드의 후기 낭만주의 작곡가 미에치스와프 카르워비츠 교향시 국내 초연에 젊은 지휘 거장 크시슈토프 우르반스키의 첫 내한과 103인 대편성 SIMF 오케스트라 협연 등을 성사시키며 ‘클래식계 글로벌 네트워킹 끝판왕’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우르반스키는 너무 바쁜 분이라 6년쯤 공들였죠. 협박은 농담이고, 스승인 펜데레츠키 덕분에 가진 네트워크에 그들이 좋아할 만한 제안을 하니까요.” 서울국제음악제의 발단은 그의 ‘진혼교향곡’이다. 현대음악 거장인 펜데레츠키의 후계자로 일찍이 명성을 얻은 그가 첫 낙소스 인터내셔널 음반에 수록한 곡을 2008년 바르샤바에서 초연할 때다. “당시 보러온 국제교류재단 임성준 이사장에게 펜데레츠키가 물었어요. 한국에 뛰어난 아티스트가 많은데 왜 서울을 대표할만한 국제음악제가 없냐고. 황금성하는곳 결국 저에게 미션이 떨어졌죠. 마침 저도 펜데레츠키가 카잘스 페스티벌을 이끄는 걸 보며 로망을 품었고요.” 우여곡절도 많았다. 국제교류재단에서 일찌감치 독립해야 했고, 블랙리스트에 올라 정부 지원금 중단과 암투병이 겹치기도 했지만, 결코 중단한 적은 없다. 서울문화재단이 후원하지만 예산의 80%를 기업 후원이 차지하는데, 일신·풍산 등 한해도 빠짐없이 동참한 스폰서들이 든든한 배경이다. 매년 세계 초연이나 독특한 비정형 편성에 도전하는 프로그램은 세계적으로 평판이 높다. 바흐 무반주 첼로 모음곡을 편곡한 ‘12대 첼로를 위한 콘체르탄테’가 해외 굴지의 페스티벌들에서 연주되고, 브루크너 7번 만프레드 호네크 판본이 SIMF를 시작으로 전 세계에 공유되고 있는 식이다. “페스티벌은 원래 해외에서 재밌는 시도가 나오면 카피도 하고 서로 연주자 교류도 하는데, 우리를 거쳐 간 음악가들이 많이 뿌려요. 국격이 높아진 덕도 있죠.” 직접 이끄는 실내악단 앙상블 오푸스를 주축으로 한 SIMF 오케스트라에 대한 자부심도 상당하다. “한국에서 볼 수 있는 최고 수준”이란 것이다. “해외에 있는 좋은 한국인 연주자들을 모으면 세계 최고 오케스트라가 될 거라고 했던 펜데레츠키의 말이 실현된 것”이라는데, 연주자에게 실력만큼 중요한 게 소사이어티라는 게 그의 지론이다. 오리지널오션파라다이스 한국인들끼리 콩쿠르 우승을 경쟁하는 시대지만, 진짜 음악 세계는 다른 데 있다는 말이다. “콩쿠르는 음악을 시작하는 계기일 뿐, 10년 후는 몰라요. 조성진·임윤찬이 안드라스 쉬프, 바렌보임보다 기술은 좋지만 음악적 수준은 다른 문제죠. 서로 인정하고 음악적 대화를 나누며 같이 움직이는 소사이어티가 바로 음악가들의 세계거든요. 그걸 만드는 게 우리 사명입니다.” 지난해 폐막공연에서 연주하는 키릴 카라비츠와 SIMF 오케스트라. [사진 서울국제음악제] 16일 폐막공연에서 연주되는 카르워비치 교향시는 바그너나 말러가 연상되는 웅장한 곡이다. 대중이 좋아할 만도 한데 100년도 넘어 국내 첫선을 보이게 됐다. “시장이 보수적이니까요. 이 곡은 연주도 어렵고 근친상간에 관한 내용도 불편한 구석이 있지만, 지금쯤 준비가 됐다고 봐요. 마지막에 슈트라우스 교향시로 인간의 약함과 절망, 정신적인 고양과 최종적인 진화의 희망을 공존하게 하려는 건데, 재밌지 않나요?” 두 곡을 잇는 건 그의 출세작인 바이올린 협주곡(2006). 인터내셔널 발매 음반을 가진 몇 안 되는 한국 작곡가인 그는 매년 “연주자에게서 영감을 얻은” 신곡을 발표한다. “연주자와 싸우면서 나오는 곡이 나중에 보면 더 좋다”는 말에 최근 음악계서 화제인 드라마 ‘포핸즈’의 갈등 장면이 떠올랐다. 작곡가가 연주자에게 악보를 넘어 감정을 폭발시키라고 강요해도 될까. “클래식 음악은 굉장히 정교하고, 악보를 넘어서려면 치밀한 논리로 청중을 납득시켜야 하죠. 모바일 바다이야기 파일 감정대로 치는 게 아니라 레퍼런스에 자기 생각을 얹어 조금이라도 논리적이고 예술적으로 발전시켜서 전하는 과정이 바로 클래식이거든요. 랑랑이 바렌보임한테 마스터클래스 받는 영상을 보면 재밌어요. 바렌보임이 던지는 걸 흡수하면서 실시간으로 자기 논리를 만들고 갑자기 모든 게 업그레이드되는 순간이 보이니까요.” 그는 메인스트림에선 드물게 청중을 배려하는 작곡가다. 전위적인 소리실험이 아니라 정통 관현악 선율과 화성에 기반해 아름답게 들리는 음악을 짓는다. “저도 학생시절 아카데믹한 현대음악으로 콩쿠르 우승을 했지만 연주자도 청중도 고통스럽죠. 작곡가 실험에 관객이 무슨 죕니까. 펜데레츠키를 사사한 것도 슬라빅한 감성과 신낭만주의적 요소에 끌려서였죠. 누가 뭐래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기로 했고, 뒤를 돌아보지 않아요.” 최근 작업인 가극 시리즈도 흥미롭다. ‘아파트’(2021)와 ‘부부이야기’(2025)에 이어 내년 차별에 관한 이야기로 3부작을 완성한다고. 클래식 음악으로 현실 문제를 이야기하다니 낯설지만 그의 안목은 장기적이다. “젊은 성악가의 귀국독창회에 갔는데 다들 자더군요. 옛날 독일 가곡과 대중의 괴리감 탓인데, 판소리를 보며 무릎을 쳤어요. 공감가는 이야기를 만들고 피아노가 고수 역할을 하면 젊은 작곡가들이 도전할 수 있고 어디서나 편하게 연주할 수 있는 틀이 나오지 않을까요. 가정집에서 시작된 슈베르트 연가곡처럼 돈도 많이 안 들고, 청중도 좋아하는 장르를 만들어주고 싶어요. 3작품만 레퍼런스를 만들어 놓으면 따라오는 사람도 있겠죠.” 을 공존하게 하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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