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탈모로 필자를 찾은 30대 여성 A씨는 본래 위가 약해서 식욕이 별로 없고 음식을 보면 비위가 상해서 많이 먹지를 못했다. 식사를 하면 속이 더부룩하고 명치밑이 답답하며 자주 체하여 며칠씩 고생을 하였다. 식욕이 없다보니 하루에 한 끼 또는 두 끼 식사할 때가 많았다. 아침에 일어날 때와 저녁식사 전에는 속이 쓰리고 트림이 자주 나고 속이 미식거리고 구역감이 자주 있었다. 식사량이 적은 탓에 빈혈이 생겼고 앉았다 일어날 때 어지럽고 손발이 저린 증상이 자주 나타났다. 뒷목이 뻣뻣하고 어깨가 무거우며 편두통이 한 달에 2~3회 나타난다.

고등학생 때 학업과 진로에 대한 스트레스로 식욕이 떨어지고 소화불량이 심해지더니 앞머리 모발이 가늘어지고 탈모양이 증가하였다. 20년 지나서 셋째 아이를 출산한 후 아이를 돌보면서 몸이 더욱 피로해지고 식사를 제 때 하지 못하면서 모발이 더욱 가늘어지고 앞머리, 옆머리, 뒷머리까지 탈모가 되기 시작했다. 그래서 외출할 때 마다 모자를 써야하니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위는 식도와 소장사이에 있는 J자 모양의 주머니처럼 부풀어있는 소화관의 일부를 말한다. 한국인 성인의 평균용량은 남자가 1,407㏄, 여자가 1,275㏄ 정도이다. 위는 음식물을 3~5시간에 걸쳐서 소화하여 죽처럼 만들어 십이지장으로 보낸다.

위의 주요한 생리기능은 음식물을 받아서 초보적으로 소화를 하는 것이다. 음식물은 입으로 섭취되어 식도를 지나 분문을 통해 위로 들어간다. 위에서 초보적으로 소화된 음식물은 위에서 아래의 소장으로 보내져서 정밀하게 소화된다.

한의학에서 비위는 혈액의 생성과 가장 밀접하게 연관된 장부이다. 위가 건강하여 음식물을 충분히 섭취하면 혈액도 충분히 만들어져서 두피와 모발에 충분한 영양을 공급받기 때문에 모발이 굵고 윤기가 난다. 하지만 선천적으로 위가 약하거나 오래 앉아있어 위가 무력해지거나, 지나친 스트레스, 과식이나 폭식, 무리한 다이어트, 차가운 음식, 과음 등으로 인하여 위가 손상되고 위가 약해지면 식욕부진, 소화불량, 구토, 트림, 복통, 무기력, 속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위가 약해져서 음식물을 받이들이는 기능이 약해지면 섭취하는 음식의 양이 부족하게 되어 생성되는 혈액량이 부족하게 되므로 두피로 가는 혈류량이 적어져서 모발이 가늘어지고 탈모양이 증가한다.

위를 건강하게 하는 대표적인 한약은 백출(白朮)이다. 백출은 국화과에 속한 다년생 초본인 백출의 뿌리줄기를 건조한 것이다. 성질은 따뜻하며 쓴 맛, 단 맛을 가지며 비위의 경락에 작용한다. 비위를 건강하게 하며 위기(胃氣)를 조화시키는 효능이 있어 비위허약, 식욕부진, 소화불량, 설사, 어지러움증 등을 치료한다. 달여 마시거나, 환(丸)으로 만들어 먹거나, 가루로 만들어 먹어도 된다.

A씨의 경우 위를 치료하는 백출, 창출, 사인 등의 한약에 모발에 영양을 공급하는 하수오, 복분자, 상심자, 한련초 등으로 구성된 하수오탕을 복용하였다. 동시에 두피에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모발에 영양을 공급하는 약침을 일주일에 2회씩 시술하여 15회가 지나자 뒷머리부터 새로운 모발이 올라오며 탈모양이 감소되고 기존의 모발이 굵어지게 되었다. 이후 추가 치료로 식욕부진, 소화불량, 구역감, 속 쓰림, 어지러움증, 손발저림증이 치료되고 옆머리와 앞머리의 모발도 풍성해져서 외출할 때 모자를 쓸 필요가 없게 되었다.

위를 건강하게 관리하는 요령은 다음과 같다. 과식, 폭식, 편식하지 않으며 음식을 잘 씹어서 침이 잘 섞이도록 하고 즐겁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으며 배가 80% 부를 정도로 먹는다. 식사후 30분~1시간 정도 걸어서 위와 장의 연동운동을 돕는다. 찬 물이나 찬 음식을 많이 먹지 않는다. 생고기, 기름진 음식, 술을 많이 먹지 않는다. 야간에는 과식하지 않는다. 식사후 바로 잠자면 위와 대장과 신장을 손상시킨다. 배는 항상 따뜻하게 한다.

백출 이외에 위에 도움을 주는 한약과 음식은 칡( 위의 소화기능을 돕고 주독을 풀어준다. ), 인삼( 위를 건강하게 하며 소화를 돕는다. ), 창출( 위를 건강하게 한다. ), 콩, 사인( 위를 건강하게 하고 음식물을 소화시킨다. ), 생강( 위의 소화기능을 돕는다. ), 보리, 멥쌀, 양고기, 누런 개고기( 위와 장을 건강하게 한다. ), 토란( 위의 소화기능을 도우며 국을 끓여 먹는다. ), 귤껍질( 말려서 차로 끓여 마신다. ), 대추( 위와 장을 건강하게 한다. ), 곶감, 부추( 위에 있는 열을 제거한다. )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