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에서는 원위취혈법(遠位取穴法)이 있는데 질병이 있는 부위로부터 비교적 멀리 떨어져 있는 부위(遠位)에 있는 경혈을 선택하여 치료하는 방법이다. 질병이 인체의 상부에 있으면 하부에서 취혈하고 질병이 인체의 하부에 있으면 상부에서 취혈한다. 탈모를 치료함에 있어 원위취혈법에 응용될 수 있는 경혈을 알아봅니다.

1. 태충(太衝) : 태충혈은 족궐음간경(足厥陰肝經)의 3번째 경혈로 첫 번째 발가락과 두 번째 발가락이 갈라지는 곳에서 발등쪽으로 2촌 떨어져 있는 부위이다. 태충혈을 지나는 혈관은 족배동맥(足背動脈)이다. 족궐음간경은 첫 번째 발가락 끝 외측에서 시작하여 위로 올라가 독맥과 정수리(백회혈)에서 만난다. 그러므로 정수리부위 탈모가 있을 때 백회혈과 태충혈을 배합하면 더욱 효과적이다. 태충혈은 상열감을 치료하며 간장을 치료하고 경락을 통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 정수리탈모, 두통, 어지러움증, 간기능장애, 소화불량, 장염, 불면, 비염, 고혈압 등을 치료한다.

2. 후계(後谿) : 후계혈은 수태양소장경(手太陽小腸經)의 세 번째 경혈로 다섯 번째 손가락이 시작되는 관절에서 바깥쪽에서 윗부위 들어간 부위이다. 후계혈을 지나는 혈관은 배측지동맥(背側指動脈)이다. 수태양소장경이 어깨부위를 지나므로 후계혈은 뒷목이 뻣뻣하거나 어깨결림이 있으면서 생기는 탈모나 후두부(後頭部) 탈모에 응용된다. 후계혈은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열을 떨어뜨리며 독맥을 통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 탈모, 항강증, 발열, 어깨결림, 상지마비, 정신병, 신경쇠약 등을 치료한다.

3. 족임읍(足臨泣) : 족임읍혈은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의 41번째 경혈로 4,5번째 발가락이 갈라지는 곳에서 발등쪽으로 1.5촌 위로 위치한다. 족임읍혈을 지나는 혈관은 배측중족동맥(背側中足動脈)이다. 족소양담경은 머리의 측면(側面)을 지나므로 족임읍혈은 머리의 옆면에 모발이 가늘어지면서 남성탈모나 여성탈모가 있는 경우나 스트레스를 받아서 옆머리부위로 원형탈모가 나타나는 경우에 응용된다. 족임읍혈은 열을 떨어뜨리며 눈을 밝게 하고 귀를 밝게 하며 담기(膽氣)를 통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 탈모, 측두통(側頭痛), 결막염, 어지러움증, 이명, 중이염, 생리불순 등을 치료한다.

4. 내정(內庭) : 내정혈은 족양명위경(足陽明胃經)의 44번째 경혈로 2,3번째 발가락이 갈라지는 부위의 들어간 부위이다. 내정혈을 지나는 혈관은 배측중족동맥(背側中足動脈)이다. 족양명위경은 두유혈(頭維穴 : 양쪽 이마 끝에서 두피가 시작되는 부위)와 앞머리 헤어라인 부위를 지나므로 M자형 탈모나 앞머리 탈모에 침을 시술하거나 마사지한다. 내정혈은 위기(胃氣)를 통하게 하며, 소화불량을 치료하고, 진통시키는 효능이 있어 위가 약하여 식욕부진과 소화불량으로 인한 탈모, 복통, 위염, 소화불량, 치통, 구안와사, 설사, 두드러기 등을 치료한다.

5. 내관(內關) : 내관혈은 수궐음심포경(手厥陰心包經)의 6번째 경혈로 손목관절 손바닥측 횡문의 중앙과 팔꿈치 횡문의 중앙에서 손목관절에서 팔꿈치 방향으로 1/5되는 부위에 위치한다. 내관혈을 지나는 혈관은 장측골간동맥(掌側骨間動脈), 정중동맥(正中動脈)이다. 내관혈은 마음을 평안하게 하고 정신을 편안하게 하는 효능이 있어 스트레스성 탈모와 수면장애로 인한 탈모에 효과적이다. 내관혈은 마음을 평안하게 하며, 기를 다스리며, 위를 건강하게 하고 진통의 효능이 있어 가슴의 두근거림, 위염, 장염, 구역감, 두통, 고혈압, 불면증, 소화불량, 구토 등을 치료한다.

6. 삼음교(三陰交) : 삼음교혈은 족태음비경(足太陰脾經)의 6번째 경혈이며 안쪽 복숭아뼈에서 위로 3촌에 위치한다. 삼음교혈을 지나는 혈관은 후경골동맥(後脛骨動脈)이다. 삼음교혈은 족태음비경, 족궐음간경, 족소음신경의 세 개의 음경(陰經)이 모이는 경혈로 정혈(精血)을 보충하는 효능이 있어 간장이나 신장이 허약하여 나타나는 탈모에 도움이 된다. 삼음교혈은 비위를 건강하게 하며, 기를 통하게 하고, 생식기를 건강하게 하며, 풍습(風濕)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 남녀 생식기 질환, 생리불순, 대하, 불임, 소화불량, 식욕부진, 불면, 기침, 생리통, 소갈, 두드러기, 신경쇠약, 비위허약, 설사 등을 치료한다.

7. 양보(陽輔) : 동의보감에서는 몸이 불처럼 뜨겁고 발이 얼음처럼 차가울 때 양보혈에 뜸을 뜬다고 기록되어 있다. 양보혈은 족소양담경(足少陽膽經)의 38번째 경혈로 무릎 외측 중앙에서 발목 외측 복숭아뼈까지를 4등분하여 복숭아뼈에서 무릎방향으로 1/4되는 부위이다. 양보혈은 열을 떨어뜨리는 효능이 있으므로 상열감이 있어 머리나 얼굴로 열이 화끈화끈 달아오르거나 머리나 얼굴 부위로 땀이 많이 나면서 탈모가 나타나는 경우에 침을 시술하거나 마사지하면 도움이 된다. 양보혈은 또한 안면홍조, 눈의 충혈, 편두통, 인통(咽痛), 황달, 담낭염, 요통, 좌골신경통, 식욕부진, 슬하부종(膝下浮腫)을 치료한다.

8. 곡지(曲池) : 곡지혈은 수양명대장경(手陽明大腸經)의 11번째 경혈이며 팔꿈치를 구부려서 엄지 손가락쪽 가로무늬 끝에 위치한다. 곡지혈을 지나는 혈관은 요측반회동맥(橈側反回動脈)이다. 곡지혈은 열을 떨어뜨리며, 기혈을 조절하고, 관절을 건강하게 하며, 풍습(風濕)을 제거하는 효능이 있다. 지루성탈모, 피부습진, 두통, 고혈압, 치통, 반신불수, 복통, 변비 등을 치료한다.